사람을 살리는 의사
2007/12/19 01:23
MBC에서 새 메디컬 드라마를 시작하는데, 공교롭게도 흉부외과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더욱이 메인 작가인 황은경 작가는, 자료 수집차 2년전 우리 병원에 나와 약 3주간 같이 생활했던 경험이 있다. (사실 나보다는 내 윗년차들과 더 가까이 지내긴 했지만.) 여튼, 당시 그 작가분은 제대로 된 흉부외과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했고, 그 얘기에 난 속으로 실제 흉부외과 의사의 삶을 그대로 드라마화하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얼마나 지루하고 짜증날까 싶었고, 그렇다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또 얼마나 현실과는 달라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를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 사실 밤 10시에 편안하게 앉아서 드라마 볼 시간적인, 육체적인 여유가 없다. 일이 끝나지 않거나, 끝났다한들 힘들어서 쓰러져 자곤 하니깐. - 우연히 예고편에서 본 '난 사람 살리는 의사가 될꺼야' 라는 주인공의 독백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요 며칠 사이에 그 말을 되새기곤 한다.
글쎄, 흉부외과 의사가 사람을 살린다, 는 말에는 많은 부분 동의하고, 나 역시 그런 자부심으로 수련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연차가 올라가고 경험이 생길수록 더욱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2년차로 올라가서, 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은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사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4년차가 되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많은 것을 빠르고 능숙하게 하며, 더 많은 것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으며, 내가 손을 대서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어떤 경우에 내가 손을 대면 안 되며, 또 내가 무엇을 아직 모르는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어느 부분에서 게을러지며, 어느 부분에서 정직하지 못하고, 어느 부분에서 나약하기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 또한 고통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냉정하게 판단해야만, 한 사람을 구하더라도 제대로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심장내과 중환자실에서 심장 근육이 파열된 채로 심폐정지가 온 환자, 대동맥 박리증으로 다른 병원에서 연락하고 응급 수술을 받기 위해 전원오다가 구급차에서 심폐정지가 온 환자, 그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지금 상황에서는 수술을 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냉정하게 하고서 돌아서야 했던 일이 하루 사이에 두 차례나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이 더 머릿속에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좀 상황에 안 맞지만 :-) 여튼 흉부외과를 멋지게 그려주신 황은경 작가님 감사하고, 언제 시간되면 연락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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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티] 뉴하트 제 1화
Tracked from Life Is Always Emergency 삭제흉부외과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메디컬 드라마죠... 화제작 태왕사신기의 후속작. 벌써 2화에서 시청률 20%를 넘겼다고 하더군요. 역시 의학 드라마는 기본적인 흥행 요소를 가지고 있는 건..
2008/01/09 20:48
소재나 의도는 좋고 스토리 전개도 긴박하니 괜찮은 것 같은데 역시 국내 의학 드라마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듯... 드라마는 드라마다.
타이하는 모습이나 수술 모습은 대역으로 출연시켜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네요 ;-)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의 감상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그리고 현실과 드라마 사이의 이질감, 뭐 그런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사실.. 제대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
아하하하. 이 드라마 예고 보면서
아 이 홈페이지에 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조만간 포스팅 되겠구나...했어요 ㅋㅋㅋ
요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이제 점점 거동이 불편해지실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
'30분만에 의사혼자하는 쌍꺼풀수술'의 해당과 의사지만^^;;
여차저차해서 2개월이나 CS를 돌면서 많은걸 느끼고 배웠던 좋은 기억이, 저 드라마 시놉시스를 보면서 또 두근거리게 하는군요. 저도 시간은 안되어 못보고있지만..이제 1월부터 드디어! 파견이라 드라마란걸 볼 수 있게 된지라 저 드라마도 볼 계획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지나가다 뵈니 표정은 좋으시던데요?^_^
어제 병원 앞에서 마주쳤죠? 저보다 더 얼굴 좋아 보이던데.. (어제 펠로우 선생님하고도 많이 예뼈졌다는 얘길했지요^^ )
간호사 들이랑 "intubation 하는데 laryngoscope을 이에다 걸치고 있더라고~" 라는둥, "왼쪽 가슴을 찔렀는데 간을 찔렀다고 하더라고~" 등등.. 드라마 전개보다는 이런 세부사항 체크하면서 봤더라는..ㅋㅋ
CS 1년차가 복장이 너무나 단정하고, 낮에 농구도 하고, 1년차끼리 하늘공원에서 여유롭게 커피도 마시고, 있을 수 없어~!! 라며 비판하면서도 인기가 많다니까 시간나면 챙겨보고 있다눈..
배미가 드라마속 김민정의 모델이 자기라고 주장했다던데.. 그럼 지성은 양홍인가..? 흠흠흠 -_-;;
선생님께서 보는 드라마의 느낌은 제가 보는 것과는 또 다를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몸 담으신 분야니까요.. 여러가지 오류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엔 그저 멋지기만 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한 해의 뜻과 목표를 이룰 수 있으시길 바랄게요!!
이 드라마,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가끔 보는데 생각나더라고요. 왠지 의사로서는 조재현과 캐릭터가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도 해보면서. ^^;
MBC라면 난 못 보겠구만... CS 고생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