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들

2008/11/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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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1D MarkIII with EF 50mm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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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1D MarkIII with EF 50mm 1.4




지난 토요일 홍석이형 집 모임에서 찍은 사진들. 어느새 한두해 선배나 동기들 모임을 나가도 이렇게 애기들이 있다. 내 주위에서 내 또래 중 결혼을 안 한 사람이 더 적은 것 같다. 하지만 의사들이 결혼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빠르고,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나이 서른이 결코 결혼이 늦은 나이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여튼 이런 기혼자 모임에 살며시 끼어있다보면 세상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참 많은 걸 듣게 된다. 그리고 아직은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 애기들 보고 있는 것도 참 좋다.




P.S.
왜 애기 아빠들이 USM 이나 AF-S 렌즈를 원하는지 알꺼 같다. 촛점을 맞춰놔도 어찌나 움직이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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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008/10/3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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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3
Canon 1DMark III with EF 50mm 1.2L



아직 도심은 가을이 오지 않았다. 날이 추워지면서 잎들은 떨어졌지만, 나뭇잎들은 아직 온전한 가을빛은 아니다. 나뭇잎이 붉게 혹은 노랗게 물들어 가는 과정은 보기처럼 낭만적인 것이 아니라, 잎들이 겨울의 추위를 대비하기 위해서 엽록소를 잃어가는 과정이다. 혹독한 시기를 견디기 위해서 자기의 일부를 줄여가는 시간. 날이 적당한 일교차를 갖고 천천히 추워진다면 식물은 겨울나기를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그런 해일수록 단풍잎은 곱고 또 깊어진다.

어쩌면 중요한 건,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죽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날마다 죽어가고 있다는 깨달음은 이제는 진부한 사실이 되어버렸지만, 그 죽음을 얼마나 하루하루 생활에서 깨닫고 있는 것일까. 몇 해 전인가 라디오에서, 만약 내가 오늘 당장 죽는다면 과연 보람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이 난다. 그 사람은 내 또래의 회사원이었는데, 아무 보람없이 죽는게 너무나도 두려워서, 그 고민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진 돈의 상당 부분을 기부를 하면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내가 오늘 죽는다면 후회가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껏 살아오면서 과연 나는 어느 순간 가장 행복했고 보람있었던 것일까.

단풍잎이 물들 듯이, 죽어가기 전에 고운 빛깔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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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3
Canon 1DMark III with EF 50mm 1.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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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Trace of life
TAG : 가을

불안

2008/10/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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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 N Digital with N Planar 50mm 1.4 T*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늘 바란다. 그 정도의 여유라면, 아니 그 정도의 여유가 감사할 정도로 바쁘되, 순간순간 그런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헌데, 정작 오늘 오후, 수술은 다 끝나고 환자들은 다 문제가 없고, 저녁 회진을 돌기 이전에 비는 시간에 나는, 무척이나 불안하기만 했다. 어딘가에서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는데 내가 그걸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이 여유로움은 다가올 어떤 폭풍같은 일들 전의 고요일까. 정작 그런 여유가 주어진다해도 그걸 불안하게 느끼다니. 요즘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3년간 정말 애지중지하게 깨끗하게 사용하던 Canon 5D와 줌렌즈 몇을, Contax N digital 과 표준줌렌즈, 그리고 50mm 단렌즈와 교환하였다. 어차피 Flagship 아니면 5D 후속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던 차에, 그리고 줌렌즈들은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던차였기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ND를 써볼까 싶어 급하게 내린 결정인데,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카메라를 바꾸어들고 나서 한참을, 내가 바보같은 일을 한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우리는 너무 잘 찍히는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리고 어쨌든, 이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볼기는 어렵겠지만, 저런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카메라로서의 희소성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기가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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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2008/09/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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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은 집에 갔다가, 추석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했다. 추석 전에 일부러 수술을 줄인 상태라 특별히 볼 환자는 없었지만, 장기 환자 중에 한 명이 자꾸 desaturation이 반복되고, 결국은 pulmonary hypertensive crisis가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했는데, 나름 시한폭탄과도 같은 환자를 두고 집에 있기에는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아침 회진을 돌고, 병동 환자들 dressing 하고 나니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전화를 한다. 전이며 송편이며 명절 음식을 챙겨왔으니 같이 먹자는 것. 집에서도 차례를 안 지낸지 10년이 넘어 명절 음식이란걸 본 적도 오래되었고, 더욱이 최근 5년간 추석은 의례 병원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굳어져버린 상태에서, 가끔 간호사들의 호의가 너무 고마울때가 있다. 구정이면 떡국 끓여다주고, 추석이면 송편 챙겨주는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럴때면 평상시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늘상 혼내고 소리지르는 내 모습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특히 저년차때는 그런게 심해졌는데, 이제 수련의로서 병원을 나가기 몇 달 안 남겨놓은 상황에서 남은 시간만이라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홀트 아이를 수술하고 병실로 올라가도 되는 상태인데, 추석때 병실로 올리면 위탁모가 추석 연휴를 잘 지내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연휴동안 중환자실에서 있기로 했다. 이젠 몸에 line은 모두 뺐고 IV로 들어가는 약도 없다. 사실 오늘이라도 당장 퇴원시켜도 별 문제가 없을 아이지만, 연휴때 병실이건 위탁시설이건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다. 조심스럽게 간호사들에게 '연휴동안 우리가 키우는게 어때요?'라고 하니 수간호사선생님이 '아니 그럼 박선생님은 얘를 내보낼려고 그러셨어요? 내가 애들보고 업어서라도 키우라고 할테니 걱정마세요'라고 대답했다. 가끔씩 서로 감정상하게 싸우긴 하지만 이럴때면 간호사들이 참 본성이 착하고 예쁜 사람듫이란걸 깨닫는다. 그리고 매번 느끼는 거지만, 아이를 사랑할줄 알고, 아픈이에 공감 할 수 있는 여자가 정말 아름다운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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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Trace of life
TAG : 추석

노트북

2008/09/0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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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병원 컴퓨터들에서 USB 메모리의 사용을 막아 놓았다. 인터넷에서 특정 사이트를 막는 것 까지는 그러려니했는데, 메모리까지 막아버리니 수많은 파일들을 옮길 일이 막막했다. 그동안 내가 쓰던 진료용 컴퓨터에 모아놓은 저널들, 그리고 논문 자료들. 일단은 웹하드에 옮겨놓고 백업을 하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병원에서 작업을 하지 못하겠다싶어 집에서 안 쓰고 먼지만 쌓인 오래된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 가져와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나온지 4년이 넘은 모델이라 느리다는 느낌 뿐이지만, 내가 쓰는 프로그램들 - 오피스군, 인터넷, 포토샵, SPSS - 들을 운용하기에는 참을만하다.

겸사겸사해서 요즘은 노트북 컴퓨터가 얼마나 싶어 가격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너무 싸졌다. 100만원 내외면 지금 집에서 쓰는 데스크탑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노트북을 살 수 있다. 갈수록 드는 생각이지만, 이제 컴퓨터는 한 대 사면 오래오래 잘 쓰는게 능사가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으로 구입해서 1-2년 간격으로 계속 바꾸는게 차라리 낫겠다싶다. 마치 칫솔을 한 달에 한 개씩 바꾸듯이.

하지만 그러고보면 4년전에 나온 컴퓨터도, 아주 가끔씩 하는 동영상 편집만 아니면 그리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사실 4년전에는 이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편집하기도했다. 결국 기술이 발전하면서 나는 더 참을성을 잃어가는 셈이다. 기술의 발전이 내 컴퓨터 활용에 크게 변화를 준 것 없는 것 같다.



P.S.
글 쓰면서 라디오 듣는데, 지난 주초에 보낸 사연이 기대도 안 했는데 소개되어 깜짝 놀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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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Trace of life
TAG : 노트북

2008/08/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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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4. 연세대학교 교정
Canon EOS 5D with EF 50mm 1.8



우리 과는 두달 내지는 석달마다 근무지를 바꾸게 되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일반흉부파트에서 선천성 심장파트로 옮겨가게 되었다. 출근을 해서 짐을 챙기고, 방을 옮겼다. 새병원 15층의 의국에서, 심혈관센터 4층의 치프방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책장을 정리하고, 라디오를 연결하고, 컴퓨터를 정리하고는 내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무언가 알수없는 외로움에 힘들어하다 이내 그 이유가 뭔지 깨닫는다. 나는 이 방에서 예전 그 사람과 매일밤을 몇시간씩이나 전화통화를 했고 그때의 아련함이 아직도 이 방에 남아 있다. 물론 헤어지고나서 내 침대에 누워 정신을 가늘수 없었던때의 아득함 또한 여전히 남아 있다. 시간은 두달이 흘렀지만 바뀐것은 없다.

지난주, 무척이나 안 좋은 꿈을 꾸고 새벽에 일어났다. 꿈 속에서 그 친구는, 분명 잘 못지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 친구 역시 마찬가지 였다. 이럴꺼면 왜 헤어진거야, 라는 말 조차도 할 수 없었다. 진심으로, 나는 그 친구가 행복하길 바란다. 어떻게든. 정반대인 그 꿈은 그래서 나를 슬프게 했다. 하지만 며칠 후 그 친구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고, 분명 행복하길 바란다는 내 마음 한 구석에는 이율배반적인 서운함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이젠 마음도 많이 정리되었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할 수 있지만, 문득,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한없이 슬퍼지고 외로워지는건 왜 일까.




무엇보다도 난, 이젠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친구는 떠나갔고, 난 더 이상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처럼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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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음악 사이

2008/08/2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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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89.1만 들었고, 최근까지 93.1 만 듣다가 요즘은 라디오 주파수를 93.9로 고정시키게 되었다. 예전에는 93.1에 김미숙씨가 진행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에 열광을 했던 적이 있었지만 김미숙씨가 그만 둔 후로 사실 93.1에서 열광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당신의 밤과 음악'을 듣기는 했지만, 사실 하루 일과를 새벽 5시에 시작하는 평일날 밤 12시까지 라디오를 듣는다는건 엄청난 정신적인, 체력적인 고통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최근 두 주사이 흉부외과 추계학회 초록 마감을 준비하느라 저녁 시간마다 거의 데이터 정리에 통계에 매달렸는데, 자연히 밤 12시 넘어서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93.1 의 '꿈과 음악 사이에'를 듣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마음이 드는건 김미숙씨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목소리의 진행자 허윤희씨를 알게 된 점이고, 그 다음으로는 밤 분위기에 맞는 차분한 선곡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이는 나보다 2살이나 어리지만 마치 누나처럼 느껴지는 진행자의 속깊은 멘트들. 몸과 마음이 피곤한 밤 시간을 정리하기에 너무 좋은 동반자가 되곤한다.

급기야는 나이 서른에 방송에 사연을 보내는 주책을 부리게 되었고 --; 결과적으로는 방송에 내가 보낸 문자가 소개되기도 하고 신청곡도 나오게 되었다. 동기가 불러내서 잠시 라디오를 비우고 얘기하고 돌아와서 라디오를 다시 켰을때 내 신청곡이 나왔던 그 기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서른 평생에 라디오에 사연보낸건 2년전 김필원씨가 진행한 'FM 메거진'이후 두번째다. (운 좋게도 김필원 아나운서가 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인연까지 생기기도 했고) 다른건 몰라도, 이 방송을 듣기 위해서 이제는 적어도 12시까지는 깨어있게 될 꺼 같고, 전문의 시험볼때까지는 밤공부의 각성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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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Trace of life

한강 라이딩

2008/08/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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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선해져서인지 주말에 왕복 30km 정도의 한강 라이딩에 체력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한여름보다 한결 덜 힘들고, 덜 지친다. 지난 일요일 저녁, 집에서 약 15km 거리에 있는 선유도 공원에서 홍석이형과 만났다. 동부이촌동에서 반포대교를 건너온 홍석이형도 아마 15km 정도를 왔을 것이다.


선선한 강바람, 해질 무렵의 노을, 그리고 한강변에서 자유롭게 쉬고 있는 사람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또 행복한 순간이다. 매일 이런 시간을 갖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이제 한 달 반 후면 당분간 병원 일을 쉬고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게 될테니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즐거운 시간을 그때라면 충분히 누릴 수 있겠지.

(사진상의 자전거는 홍석이형의 Montague Paratroopers. 어쩌다보니 나와 같은 모델인 Folding MTB를 사게 되었는데, 둘다 공통적으로 folding MTB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데 동감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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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자전거, 한강

몇 가지 생각들

2008/07/3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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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고수부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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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수술이 너무 많다. 아침부터 수술방 들어가서 마지막 수술이 끝나면 저녁 7시가 넘고, 저녁 회진을 돌고나면 밤 10시가 훌쩍 넘어간다. 하지만 차라리 바쁜게 마음이 편하다.

- 4월말에 그리스를 다녀와서, 사실 이번 여름 휴가에 대해서는 별 계획이 없고, 지방에 쉬엄쉬엄 내려갔다올까, 하는 정도의 계획만 있다. 불경기다 고유가다 해서 다들 휴가 계획없는 걸로 생각했는데, 요즘 면세점이 동대문 시장보다 더 붐빈다는 사실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뿐이다.



- 며칠 전 수술이 없던 날 잠시 선생님 한 분과 본교에 다녀왔는데, 밖이 이렇게 더울지는 상상도 못했다. 더운 여름 늘 병원에 있다보니 열대야니 폭염이니 전혀 모르고 지내왔다. 둘 다 복날의 개 처럼 헐떡이다가 병원으로 들어오니 살 것 같았지만, 시원해서 좋은 것보다는 이렇게 병원을 시원하게 하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냉방비로 들어가야 하는건지 걱정스러웠다.



- 내가 아무리 힘들고 우울하다고해도, 엄살일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수술한 환자에게, 수술 결과 폐암 3기입니다.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래도 5년 평균 생존율을 얼마입니다.. 라고 말하면, 그걸 듣는 환자의 마음을 과연 내 마음과 비교할 수 있을까. 여튼 난 아직도 비교적 건강하고, 실제적으로 잃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느냔 말이다. 비록 4월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 그 사람이 얼마나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었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만큼 날 순수하게 좋아해줄 사람이 앞으로 또 있을까의 문제다. 나는 내 상실감이 자기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길 바란다.

- 어쨌거나 난 흉부외과 의사이고,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한 이 직업으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흉부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왔다. 내 존재의 본질은 흉부외과의사라는 점에서 시작한다. 직업이란 그렇다. 한 순간에 직업을 바꾸거나 그만 둔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내가 과연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



- 이를테면 치료가 되지 않을 병을 앓는 부인을 간병하는 중년의 남성을 볼 때 마다, 그 남자의 직업이 무엇일지 궁금해지곤 한다. 우리 사회 현실에서 중년의 남성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보면, 그 간병이라는 것이 보통 애정과 사랑이 아니고서는 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럴때마다 난 그들이 존경스럽고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만 같아 고맙게 느껴진다.



- 난 여지껏 내가 살아온 부분 중에 비도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종교를 가진 비도덕적인 사람'들보다 내가 더 바르게 산다고 말할 수 있다. 여지껏 종교를 가지지 않았지만 갈 수록 내가 생각하는 도덕과 윤리의 경계와 기준은 모호해지고, 이제는 내 도덕과 윤리를 넘어서는 종교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종교라는 것이, 이제 믿어봐야지, 해서 갖게 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참 우스운 대목인데, 그래도 난 갈수록 약해지고, 갈수록 시험받는 일이 생기고, 갈수록 위선적으로 변하고만 있다. 교회를 다니면, 좀 더 착해질 수 있을까.






- 그러고보니 올해는 무엇 하나 뚜렷하게 한 것이 없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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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사

2008/07/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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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프때마다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져있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거지만, 그리 열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최근 한 군데 몰입할 대상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그 대상이 자전거가 되었다. 다행히 집 앞 공원에서 부터 도림천까지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그 도로를 통해 약 13km 정도 달리다보면 한강까지 도착하게 된다. 이 도로를 알게 된 것 또한 큰 행운이다.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자전거 또한 두가지 관심으로 나뉘게 된다. 라이딩 자체의 실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 또 하나는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 아직까지의 내 체력은 자전거 도로에서 평속 20~22km 정도를 유지하는 정도인데, 올해내로 평속 25km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목표이다. 다리의 근력, 라이딩 기술, 지구력, 페달링, 적절한 기어의 조합 등 체력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의 향상이 필요하다. 물론, 체중 또한 더 감량되어야 할테고. 연습할 시간이 많으면 좋겠건만,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게 안타까울뿐.

저 노란색 허머를 구입한 후, 타이어만 로드용 Schwalbe Maraton cross 로 바꾸었다가, 요 몇 주 사이에 앞 뒤 램프를 달고, 안장 가방을 달았다. 타이어를 1.75에서 1.5 정도로 바꾸고, 싯포스트를 카본을 바꾸고, 안장을 전립선보호용 안장으로 바꾸는 정도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핸들을 멋지게 드롭바로 바꾸고 싶지만 MTB에 드롭바를 단다는 것이 좀 언밸런스해서, 그 정도까지만 업그레이드해서 잘 타다가 나중에 로드용 싸이클을 한 대 더 사는 걸로 마음을 바꾸었다. 물론 앞으로 자전거를 더 열심히 탄다면 말이다.

집에서 한강까지 13km, 한강 진입구에서 여의도까지 약 6km, 그리고 여의도에서 반포까지도 아마 6km 내외일 것이다. 집에서 반포까지 약 25km, 왕복 50km. 두 달을 목표로 이 정도 거리를 두 시간 내에 주파해 낼 수 있겠지?




P.S.
병원 컴퓨터에서 사진 첨부가 안 되서 한참 고민하다 검색을 해보니, 어도비 플래쉬와 테터툴즈의 업로드 기능이 충돌을 한다고 한다. 결국 플래쉬를 삭제하고 나서야 사진 첨부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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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 Trace of life
TAG :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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