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그렇게 시작된 편지

2009/02/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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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는 많이는 아니더라도 남들정도는 책을 읽곤 했는데, 근래 몇 해 동안은 신문정도 보는게 고작이었던듯 싶다. 그나마 일을 안 하는 요즘 좀 책을 읽을까 했는데 그마저도 어색해진 습관이 되어버려서 난감해하고 있던 중에, 신검중에는 할 일이 무척이나 없어 읽을 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몇 권 챙겨간 책 중에는 김훈태씨의 '쿄토, 그렇게 시작된 편지'가 있었다.

이 책은 몇 주 전쯤 제너럴 닥터에 갔다가 있는걸 발견하고 빌려온 책으로, 이 책의 저자는 제닥에 상당히 자주 온다고 하는데, 아직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인연이 되면 언젠가는 보게 되겠지만.

요즘 흔히 범람하는 여행기들이 그리는 일회성 여행과는 다르게, 저자는 교토에서 한달여간 생활하면서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요즘들어 관광지를 찾아다니고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는 식의 여행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이렇게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마치 그 지역의 일상생활자처럼 살아가는식의 여행도 참 동경할만하다. 우리는 누구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낯선 도시에서 익명속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는가. (비슷한 표현이 장 그르니에의 산문집 '섬'에 나오지.) 더욱이 교토와 같이, 고풍스럽고 조용한 도시에서 말이다.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얼 얘기하는 것일까. 향기가 좋은 커피를 내리는 커피집에서 느긋하게 책을 읽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책을 하고, 관광지만을 눈도장찍듯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만의 공간을 찾아내는 일. 이런 것들이 내가 꿈꾸는 일상이지만, 오히려 현실의 일상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메모지에 메모하고, 순간순간 그 리스트를 생각하며 무언가 빠진 일이 없는가 걱정하며, 정해놓은 시간표대로 시간이 흘러가지 않을때는 조바심이 나고, 늘 주차시간과 교통체증, 다음날 일어나야 할 시간을 걱정하며 카페에서 언제 나와야 할지를 고민하는게 현실의 내 모습이다. 그러니 일상을 살아가는, 이라는 표현보다는, '꿈꾸는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꼭 교토가 아니라도, 나를 자극할 새로운 것들이 있는 작은 도시,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고 누구인지를 밝힐 필요도 없는 곳에서, 꿈꾸는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꿈꾼다. 설령 평생 이루어지지 않을 시간이라고 해도.



P.S.
그의 블로그는 http://blog.naver.com/sawberry 이다. 많지는 않지만 책의 내용 일부가 소개되어 있다. 언제 인기척이라도 해야겠다.





2009/02/03 14:45 2009/02/03 14:45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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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2/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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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2/04 11:56
      학생때는.. 이라는 말은 웬지 지금은 아니시라는 :-) 의미로 들리기도 하는데.. :-)

      교토가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봄이나 가을이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게이샤는 알겠는데 :-) 마이코는 뭔가요? :-)
    •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2/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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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2/05 09:54
      제가 다음주 초까지는 계속 공적인 일정이 잡혀 있어서.. 시간 여유가 생길때 연락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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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2/06 20:02
      담주중에 분당 한 번 가려구요 :-) 선생님 만나뵙게.. 사실 선생님이라고 하기 보다는 옆집 누님같은 느낌이 더 들긴 하지만 :-)
  6. 옥치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2/06 12:20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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