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2009/08/06 00:16
1.
밤에 잠깐 여자친구 만나러 서울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집을 나서려고 셔츠를 입는 순간에 바로 전화가 울림.) 내과 1년차, 병동의 환자가 오후 4시부터 숨이 차고 오후 8시부터는 subcutaneous emphysema가 생겨서 chest를 찍었다고 저녁 9시에 전화를 했다. 일단 사진에는 pneumothorax도 없고 subcutanoues emphysema도 없었지만 며칠 사이에 pneumonia가 심하게 진행되었고 당장이라고 intubation이 필요할 듯 싶었다. Lung 자체는 bullous해서 pneumothorax와 감별이 되지 않아, 나라면 지금 intubation 하고 vital 보면서 CT 찍어볼텐데요, 라고 하니 CT를 찍고 연락을 준단다. 덕분에 만나기로 한 약속은 취소되고, 결국은 30분 후에 확인한 CT로는 흉부외과 의사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Surgical procedure의 적응증은 아무것도 없어요, 라고 1년차에게 말하며 밤 10시 반에 다시 병원 가기 싫었기에 다행이다 싶었지만, 이렇게 별거 아닌걸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취소된 건, 참 씁쓸했다.
그러고보니 별거는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1년차도 답답했을테고, 무엇보다 환자가 좋아질꺼 같지가 않다. Decision making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확실하게 하고 싶은 부분들이 꽤 있지만, 내 담당이 아닌 환자인데 쓸데없이 참견하고 싶지도 않다. 무엇보다 지금은 내 이런 생활을 이해해주는듯 싶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이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된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고 이렇게 사니까 이해해줘, 라고 말하는 것도 상당히 이기적이고.
그나저나 왜 내과의사들은 '갑자기' 환자가 안 좋아지면 '외과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내과적인 문제로 '갑자기' 나빠지는 걸 인정을 못 하는 것일까.
2.
일요일부터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일요일은 이런저런 일로 말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고, 월요일은 그 일을 처리하느라 수술이 밤 8시에 끝나 집에 들어가니 10시가 넘었다. 월요일은 첫 끼 식사가 밤 10시에 먹은 사발면이었다. 화요일은 아침부터 esophagus환자가 carotid artery가 터지는 바람에 응급수술. (그래도 출근한 직후에 터진게 환자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한밤중에 그랬거나 한 낮에 수술하고 있을때 그랬다면 환자는 아마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듯.) 수술은 별 문제없이 일찍 끝났는데 이것저것 하고 집에 들어가니 또 10시. 수요일은 맘잡고 8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위의 그 이벤트로 한참을 고민하고 약속은 취소되고.
벌써 8월인데 여름 휴가는 꿈도 못 꾸고, 그리 가고 싶지도 않다. 날도 그리 덥지 않은데다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선선하고, 낮에 병원 안에서만 있으면 더운 것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갈 수 있다면, 9월 말쯤에 제주도나 다녀올 수 있을까.
P.S.
하소연하는 듯한 포스팅은 안 하려고 했는데. 거참.
가끔 소개팅하겠냐고 연락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제 신경써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연락 준 후배한테도 연락을 해 줘야 하는데 일요일부터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빴어서.. --a
밤에 잠깐 여자친구 만나러 서울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집을 나서려고 셔츠를 입는 순간에 바로 전화가 울림.) 내과 1년차, 병동의 환자가 오후 4시부터 숨이 차고 오후 8시부터는 subcutaneous emphysema가 생겨서 chest를 찍었다고 저녁 9시에 전화를 했다. 일단 사진에는 pneumothorax도 없고 subcutanoues emphysema도 없었지만 며칠 사이에 pneumonia가 심하게 진행되었고 당장이라고 intubation이 필요할 듯 싶었다. Lung 자체는 bullous해서 pneumothorax와 감별이 되지 않아, 나라면 지금 intubation 하고 vital 보면서 CT 찍어볼텐데요, 라고 하니 CT를 찍고 연락을 준단다. 덕분에 만나기로 한 약속은 취소되고, 결국은 30분 후에 확인한 CT로는 흉부외과 의사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Surgical procedure의 적응증은 아무것도 없어요, 라고 1년차에게 말하며 밤 10시 반에 다시 병원 가기 싫었기에 다행이다 싶었지만, 이렇게 별거 아닌걸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취소된 건, 참 씁쓸했다.
그러고보니 별거는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1년차도 답답했을테고, 무엇보다 환자가 좋아질꺼 같지가 않다. Decision making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확실하게 하고 싶은 부분들이 꽤 있지만, 내 담당이 아닌 환자인데 쓸데없이 참견하고 싶지도 않다. 무엇보다 지금은 내 이런 생활을 이해해주는듯 싶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이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된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고 이렇게 사니까 이해해줘, 라고 말하는 것도 상당히 이기적이고.
그나저나 왜 내과의사들은 '갑자기' 환자가 안 좋아지면 '외과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내과적인 문제로 '갑자기' 나빠지는 걸 인정을 못 하는 것일까.
2.
일요일부터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일요일은 이런저런 일로 말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고, 월요일은 그 일을 처리하느라 수술이 밤 8시에 끝나 집에 들어가니 10시가 넘었다. 월요일은 첫 끼 식사가 밤 10시에 먹은 사발면이었다. 화요일은 아침부터 esophagus환자가 carotid artery가 터지는 바람에 응급수술. (그래도 출근한 직후에 터진게 환자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한밤중에 그랬거나 한 낮에 수술하고 있을때 그랬다면 환자는 아마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듯.) 수술은 별 문제없이 일찍 끝났는데 이것저것 하고 집에 들어가니 또 10시. 수요일은 맘잡고 8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위의 그 이벤트로 한참을 고민하고 약속은 취소되고.
벌써 8월인데 여름 휴가는 꿈도 못 꾸고, 그리 가고 싶지도 않다. 날도 그리 덥지 않은데다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선선하고, 낮에 병원 안에서만 있으면 더운 것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갈 수 있다면, 9월 말쯤에 제주도나 다녀올 수 있을까.
P.S.
하소연하는 듯한 포스팅은 안 하려고 했는데. 거참.
가끔 소개팅하겠냐고 연락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제 신경써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연락 준 후배한테도 연락을 해 줘야 하는데 일요일부터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빴어서.. --a

Administrator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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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해라... -_-;;
"가끔 소개팅하겠냐고 연락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제 신경써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 여유만만함이라니!!!
축하드립니다..호호호~~
만나실 여유가 별로 없으실것 같아 안타깝네요...
Administrator only.
physician와 surgeon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다..ㅋㅋ
관점이 완전 달라 서로를 이해하려 들지 말고,,그냥 서로의 분야에 예의를 다해야할 뿐.^^;;
여친이랑은 잘지내나 보구나..
연애하느라 sigma flot은 주지도 않고.... 내가 그정도밖에 안되는구나..
택배로 열병책도 보내줬구만!!!!!
ㅋㅋ 농담이고..담에 여친이랑 함 보자..
포스팅 내용을 보면 주기적으로 하소연 포스팅이 필요할 것 같은 생활인데요...-.-;
그래도, 여유로움이 넘치는 부분도 있군요...^^
다른건 모르겠고.. 축하드립니다.
Administrator only.
Administrator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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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하네.
사진 올려라.
P.S. 하소연 포스팅이 아니라 여친 자랑 포스팅이라는 느낌이 강하군. 갑자기 약속 취소하는 흉부외과 남자친구를 이해해주는 마음씨 넓은 여친? ㅋㅋ
Administrator only.
호웃... 왠지 너의 공보의 생활은 나랑은 참 많이 다르게 진행되는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소소한 생활도 편하지만은 않아
'The sole cause of man's unhappiness is that he does not know how to stay quietly in his room' (Pascal)
뭔말인지 알겠지?
오늘 미경이 누나랑 밥 먹었다.
이제부터 성용이는 세브란스 전공의들의 적...
이건... 자랑이잖아!
p.s "내과의사들은 '갑자기' 환자가 안 좋아지면 '외과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 -> 그냥 든 생각인데, 퇴근들 하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일잘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
어머머~^^ 넘 축하드려요~
즐겁고 행복한 가을 맞으시면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