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Random Shut down

2006/10/05 16:13

 

최소 올 연휴때 작성해야 할 논문이 - 정확히는 케이스 리포트 - 2편이 있는데, 한 편은 국내 최초 다빈치 수술 로봇을 이용한 심방중격결손 수술의 케이스 리포트로 작성해서 교수님께 보낸 상태이고, 다른 한 편은 Berry syndrome 이라는 복합 심장 기형의 치험 예이다. Berry syndrome은 distal aortopulmonary septal defect, aortic origin of RPA, intact ventricular septum, PDA, interrupted of hypoplastic aortic arch 를 동반한 기형인데, 1982년 Berry 라는 cardiologist가 이 기형을 가진 환자 5명을 묶어 발표함으로서 정의내려진 증후군이다. 드문 증후군이어서 아직 우리 병원에서도 2명의 환자 밖에 없었고, 다행히 수술 후 경과가 좋았으며, 한 명은 신생아기에 수술 하여 학회에 보고될 만한 내용이다.

Pubmed에서도 이 증후군에 관련된 논문이 채 10편이 되질 않는데, 중요한 논문인, Berry의 원저와, 그 이후 몇 년간의 논문들은 1980년대에 발표되었음에도 다행히 PDF로 변환되어 찾아 볼 수 있다. 세상이 발달하고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건 바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가 아닐까. 몇 년 전만 해도 이 원저를 읽기 위해서는 며칠간을 기다려야했을텐데, 이제는 방에 앉아서도 바로 볼 수 있으니.

문제는, 이 PDF 파일들이 병원 컴퓨터에서 이상하게 읽히지가 않는다는 점이었다. 3대의 컴퓨터에서 해 봤는데도 안 되어, 혹시나 해서 의국에 가져다 놓은 맥북의 파이어 폭스로 읽어보니 잘 읽힌다. 중요한 논문 5편을 저장하고, 오늘은 이걸 마저 읽고 환자 케이스를 정리하고, 내일 파워포인트를 만들자, 라고 계획했는데, 맥북이 USB 드라이브를 인식하지 못한다. --;

이럴때 늘 쓰는 방법, 재시동을 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맥북이 시동이 되질 않는다. 한 10번은 시동을 해 봤는데 그 중 한번 파인더까지 갔다가 다시 꺼진다. 이른다 Random Shut Down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예전에 같은 상황에서 P-R-power-apple 키로 재부팅해도 역시 마찬가지.

애플 포럼에서 이와 관련된 글을 읽고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Random Shut down은 맥북의 고질적인 문제로, 그 원인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 부트 캠프 혹은 패러럴즈가 맥북과 충돌을 발생시킨다 ; 난 둘 다 안 설치했는데?
- 전원 관리에 문제가 있을 경우 그렇다, 이 경우 PRAM 소거 부팅이 효과가 있다 ; 이게 지금 안 된다니깐
- 발열관리와 연관이 있는듯 하다. 열받은 맥북이 이렇더라 ; 이게 그나마 관련이 있을것 같아서 지금 1시간 식힌다음에 다시 시동해봐도 그렇다 --;

한 두어푼 짜리 컴퓨터도 아니고, 비싼 값 주고 산 컴퓨터가 이렇다니 어이가 없고, 그러면서도 맥을 쓰는 사용자들이 정말 착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좀 더 시간이 많으면 불매 싸이트라도 만들던지 했을텐데 말이다.

아무리 애플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기술을 선도한다고 해도, 이런 사소한 결함들을 가진 물건들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면 실망스럽다. 마치 비범하지만 덜렁대서 실수하는 머리 좋지만 성적 안 좋은 학생을 보는 느낌이랄까.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비범하지 않아도 늘 한결같고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는 것들이 좋다. 기복이 심한 운동선수보다는 늘 비슷하지만 꾸준한 선수가 좋다. 그런데 맥북과 애플은 내 이런 기본 신조와 정반대에 서 있다.

일단은, 승범이형한테 연락을 했으니, 시간되는대로 와서 봐 주겠단다. 우선 PDF 파일 다섯개라도 어떻게든 살려서 오늘 읽어야된다. --;
2006/10/05 16:13 2006/10/05 16:13
by 박성용
category : Mac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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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w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6/10/05 17:48
    Mac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3대 요소. 용기, 지혜, 인내...
  2. 원우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6/10/05 23:25
    장난감을 일에 사용하지 말지어다..
    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참 착하다는 말이 나는 너무 와 닿는다. 평소 매우 그렇게 생각했지 ㅋㅋ
    더 재밌는 것은 그에 대한 해결책과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
    승환이형 말에 한가지 보충을 하자면,
    저건 파워유저가 맥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3가지 요소고,,
    일반인이 맥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단 한가지 요소는,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를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것! ㅋㅋ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6/10/06 00:00
      '장남감을 일에 사용하지 말라'.. 백배 공감. 일에는 일에 쓰는 기계를 쓰고, 놀때는 장난감을 쓰는게 낫지. 그런 의미에서 일 할때 쓰는 머신을 새로 알아보는 중 --;

      해결책들이 그리 과학적이지 않다는거.. 나도 뼈저리게 느낀다. 오죽하면 한가지 현상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저 3가지 얘기를 다 써놨겠어. 오늘 승범이형이 병원에 왔는데, 우리의 결론은 제 셋 모두 아니라는거. 이거 고치고 나면 케이스 리포트 해야겠다. --;
  3. Hw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6/10/06 15:03
    맥미니 아직 쓰고 있는데... 맥미니에 모니터를 바꿀 것인지... iMac으로 갈 것인지 고민중이다. 맥미니는 지난 번 메모리 문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버티고 있지...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6/10/07 00:09
      다음번 맥북 프로 새 모델 나오면 그걸로 업그레이드 하던지 해야겠어요.. 제 맥북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수리 센터에 보내져야 할 듯.. --;
  4. Seishir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8/30 16:29
    안녕하세요. 저는 의과대학생입니다.
    Berry syndrome에 대해 찾던 중 여기의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9/09 21:16
      학생이 공부하기에는 좀 복잡한 병인데, 어려운 과제를 받으셨군요 :-)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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