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
2006/05/11 01:03
어제 오전, 수술방에 있는 동안 끊이지 않고 전화벨이 울렸다. 첫 수술이 끝난후 잠시 나가 걸려온 전화를 확인하다 슬픈 소식을 전해들었다. 써클 선배이자 같은 과를 마치고 공보의로 계신 선생님이 새벽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는.
환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에는 늘 무덤함에도, 가까웠던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에는 결코 무던할 수 없었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라는 표현보단, 알수 없는 답답함과 심란함이 하루 종일 내 정서를 지배했다. 무슨 일을 하던 이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고 또 기분은 계속 착찹했다. 어제 장례식장에 다녀온 이후로도, 아직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처음 인턴으로 병원 생활을 시작할 무렵, 처음으로 내 위의 레지던트 선생님이 바로 김치영 선생님이었다. 처음에는 많이 혼나고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그만큼 또 많은 걸 보여주고 많은 기회를 주신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처음 chest tube를 넣어 본 건, 인턴 시작한지 채 1개월이 지나지 않은 때 였다. 김치영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너라면 할 수 있다, 너는 어떤 상황에서도 해 낼 수 있다, 네가 못하면 다른 누구도 못하는 거다, 이런 얘기들로 늘 든든하게 해 주셨던 분이었다. 이제 2년후면 다시 병원에서 연구강사와 치프 레지던트로 만날꺼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성용아, 오랜만이지. 우연히 니 홈피가 생각이 나서 들어왔다가 너무 놀랬다.
나에게도 첫 term을 보내면서 김선생님에게서 많은것을
배웠기에 언젠가 꼭 한번 뵈었으면 하던 선생님이었는데..
맘이 착잡하네...
홍석이형, 주현철 선생님 다 잘 계시겠지? 건강하고
잘 지내라. 담에 또 들를께..
내가 영동 CS 인턴할 때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CS 인턴 시작한 첫 주에 1년차 선생님이 도망가서 thoracic 파트 1년차 일 중에 chest tube 넣는 것만 빼고 다 도맡아 해야 했었는데 그 와중에도 항상 이것저것 챙겨 주시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분이셨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