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라면, 선생님이 환자라면,

2006/05/07 23:02

 

대답하기 가장 힘든 질문 중 하나가 '선생님이라면, 선생님이 환자라면 아니면 선생님 가족이 환자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라는 질문이다.

의학적인 견해와 사적인 - 감정적인 측면이 충돌하지 않는다면이야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이를테면 수술하지 않겠다는 aortic dissection 환자나 mediastinitis 환자나 보호자에게는 강력하게 지금 수술을 받지 않으면 돌아가십니다, 저라면 죽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할꺼에요, 라고 대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척추 전이로 하지 마비가 온 4기 폐암 환자가 이대로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계속하는게 좋은가요, 아니면 호스피스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가요, 라고 물으면 의사의 관점에서 할 수 있는 대답과 심정적으로 할 수 있는 대답이 다르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만, 이건 의사로서의 입장이 아니고 따라서 이 말을 전적으로 따르시면 안 되요, 하지만 의사로서 제 입장은 이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의사의 의무이고 도리니까요. 그래도 결정은 환자와 보호자 분이 하시는 거고, 그게 원칙적으로 아주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의사는 그 결정을 존중해드리고 따를 의무가 있으니 천천히 결정을 내리셔도 되요.

스스로의 모순과 자가 당착에 곤란할때가 많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내가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런 솔직한 대답을 더 원하는것 같다. 의사도 고민하고 있음, 의사도 잘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을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러니 같이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어쩌면 환자와 보호자가 원하는 것은 딱 부러지게 무언가를 결정해주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면서 그렇게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라고 말할 수 있는건 별로 없으니.

아아, 근데 그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지.
2006/05/07 23:02 2006/05/07 23:02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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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ntreal floris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10/23 04:54
    내가 의사라면 환자도 중요하지만, 제도가 때로는 환자보다 더 무서울거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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