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카메라
2007/07/08 20:46

Epson R-D1 with Color-Skopar 21mm f4
며칠동안 시간이 날때마다 이번 휴가때는 어떤 조합의 카메라를 쓰는 것이 좋을까 고민중이다.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할 생각을 하니 막막해서 필름 카메라에 대한 미련은 이제 버리기로 했고, 가지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중 어떤 것에 어떤 렌즈를 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생각한 조합은 R-D1 에 15mm, 21mm, 50mm. 이 조합은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 RF 카메라가 태생적으로 그렇듯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가 어렵고, 최단 초점 거리가 먼 렌즈들로 인해서 근접 촬영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EOS 5D에 24-105mm, 50mm 나 17-35mm, 50mm 조합도 괜찮을 듯 싶다. 24-105가 생각외로 무겁고 망원은 잘 쓰지 않는 버릇으로 인해 좀 더 가볍고 광각을 쓸 수 있고 (특히 비에이에서는 광각이 중요할듯 싶어서) 17-35 + 50 이 더 끌리고 있다. 무엇보다 50mm 렌즈는 가장 익숙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렌즈이다.
하지만 사진이라는 것이 반드시 편리함만으로 촬영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감성'이라는 표현은 좀 애매하지만, 여튼 사진은 찍는 맛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 조리개와 촛점링을 손으로 돌리고, 와인더를 감는 느낌이 정확한 초점과 다분할 측광 방식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렌즈와 카메라의 구조상 놓치는 장면들과 생각대로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결과물이 마음에 꼭 들지 않아도 부족하면 그 부족한대로 만족감이 느껴지곤 한다. 그 만족감에서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어떻게 R-D1에 대한 미련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5D를 들고 있었다면, 50mm 내외에서 능소화를 더 당겨서 찍었을 것이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것보다 미적으로 더 세련됬으리라는데에는 조금의 의심도 없다. 하지만 어설픈 초점거리에서 찍은 저 사진이, 그리고 노출이 정확치 않아 색 밸런스가 깨어진 사진을 흑백으로 전환하고 트리밍 후에 다시보면 무언가 사진 속에서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다. 그건 나만의 착각인가?
늘 다짐하지만, 여행은 사진이 목적이 아니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으로 인해 여행이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된 셈이다. 사진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여행과 기억을 위한 사진이다. 모든 기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듯이, 모든 장면을 사진으로 남길 욕심은 버려야 한다. 그보다, 사진이 걸어오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
아마 휴가 당일 아침까지 카메라 가방 챙기는 것은 미정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category : Photograpy & Camera

소설의 영향 때문인지..비록 낡고 남루한 일상에서도 해맑은 자신의 사랑을 피어내며 ‘나 여기 있어요.’ 소란스럽지 않게 읊조리고 있는 것 같아요.
참 소설 영향이 크죠? 저도 웬지 능소화만 보면 세월을 이겨내는 사랑이 떠오르곤 합니다..
저 위에 열거해놓은걸 다 가지고 있단 얘기? -_-;;
어쩌다보니..
단 하나의 카메라 밖에 없는 난 이런 고민은 꿈도 못꿈 ㅋㅋ
아주 속편하기도 하다는...근데 신랑이 안챙겨놓으면 그 하나의 카메라도 빼놓고 나가는 경우 발생...ㅡ.,ㅡ
휴가는 언제쯤이세요? ;-)
앗! 모처럼 효상오빠도 납시었네요.ㅋㅋ
ㅇ_ㅇa 저도 카메라 중에 뭐쓸지 고민해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돈벌면...카메라 사고 싶어요;;ㅠ_ㅠ 본1때 도둑맞은 이후로 제대로 된 아이 하나 장만 못했답니다;;
오빠의 여름 휴가가 부러워요.ㅎㅎ
파업때문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에게도 여행준비하면서 카메라 챙기는 일이 가장 많은 고민과 갈등이 생기는 부분이다. 이런 저런 경우를 다 따져보아 준비를 하다보면 렌즈는 금새 두세개가 되고, 때로는 하나의 카메라 가방으로도 모자라서, 트렁크에 렌즈 하나는 더 챙겨넣게 되지. 게다가 필름을 챙기는 것도 가관... 흑백, 네가, 포지 혹시 모를 실내 촬영을 위한 고감도, 해가 쏟아지는 광장에서 필요한 저감도... 그러다보면 필름만도 한 짐이 되고...
돌이켜 보면 A&A 가방에 hexar RF, 50mm 하나 달고, 남는 자리에 GR1v 찔러넣고 돌아다닐 때가 제일 홀가분하고, 맘에 드는 사진도 많았던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쓰다보니 여행가고 싶어지네...
아무리봐도 가볍고 단촐한게 좋은거 같아요.. 욕심을 버려야 되는데.. 욕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