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하나 놔 주세요

2004/12/12 10:00

 

가끔 밥도 잘 못 먹고 입맛도 없는데 영양제 하나 놔 달라는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흠.. 영양제라. 글쎄요, 이런 개념이 한의학에서 유래된 개념인지 몰라도, 우리 나라에는 이 독특한 '영양제'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서양의학에서는 영양제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어감 그대로의 영양제의 의미는, 몸의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실제 서양의학에서 정맥주사로 주는 영양분은 아주 필수적으로 몸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 단위들이고, 이런 것들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상당히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멀쩡한 사람이 몸이 허전하게 느껴져서 맞는 주사들이 아니라, 정말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들이 없기 때문에 보충해주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경구로 식사하는 것보다 영양 공급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공급할 수 있는 양에도 제한이 있으며,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기는 등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따라서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하는 경우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즉,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직접 밥을 먹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흔히 말하는 알부민 주사 한 병은 몇 만원씩 하지만, 실제 고기 몇 점보다 못 되는 단백질의 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만원 주고 알부민 주사를 맞을 바에는 차라리 그 돈으로 가족들과 고기 구워먹는게 차라리 낫다는 얘기가 됩니다.

즉 의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멀쩡하게 밥을 잘 먹는 사람들이 영양제를 놔 달라는 건 전혀 효과가 없는 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도 실제로 이렇게 환자들의 요구가 의학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에도 수액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그야말로 환자를 심리적으로 치료하는 위약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포도당 주사를 맞으면 기운이 난다는 할머니에게 굳이 이게 의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고 맞고 싶어하는걸 막는거보다는, 별 해가 안 되면 하고 싶으시다는대로 해 드리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신다면 의학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치료효과를 거둔게 아닐까요.

정 원한다면이야 굳이 말릴 필요는 없지만, 밥 멀쩡하게 잘 드시는 분이 병원에 영양제 놔 달라고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뭐, 요즘 젊은 분들은 수액을 놓는 것도 무척이나 싫어하고 따지는 분들이 많기도 하지만, 아직도 나이 지긋한 분들은 영양제를 항상 요구하시더군요.
2004/12/12 10:00 2004/12/12 10:00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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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픽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12/12 12:30
    그렇군요.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무래도 식욕이 떨어지셔서 그런 듯 하네요. 병원에 다니실 정도로 몸이 안좋은 건 아니지만 요즘들어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식사를 잘 안하시려고 해서 걱정입니다;; 후..
  2.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12/13 09:40
    부족한 글 매번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튼 나이드셔도 식사 잘 하시고 마음편하게 가지시는게 다른 어떤 약들보다 좋은걸꺼에요.. 할머님 할아버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3. 레픽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12/13 16:31
    예, 말씀 감사합니다:)
  4. starr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12/16 17:15
    흐음... 그래도 역시 좀 시들시들하고 아프면 가까운 내과라도 가서 링거맞고 싶을 때가 있어요. 뭔가 좋잖아요. 느긋하고 :)
  5.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12/17 10:59
    starry님... 피드백감사합니다.. 글을 올리고 이렇게 의견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저도 생각을 좀 더 개방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겠지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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