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2007/05/2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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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on R-D1 with Tri-Elmar 28-35-50mm F4

주위 친구들이 결혼하기 시작하면서 웬지 모를 위기감이 느껴진다는 얘길 몇 번 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 갈수록 그 위기감이 심해지고 있다. 아마도, 이제는 결혼식을 넘어서서 돌잔치 마저도 한 달에 한 번꼴로 가게 되서가 아닌지 싶다.

위기감은 드는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 쉬지 않고 여기저기서 누구 만나봐라, 괜찮은 사람있다며 소개받고는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도 별로 내 마음이 동하질 않는다. 사람을 만나도, 근본적으로 내 마음이 이성 자체에 끌리지 않을 뿐이다. 그냥 요즘처럼 일 하고, 주말에는 쉬고, 친구나 선후배 만나고, 보고 싶은 전시회나 공연이 있으면 관심사가 같은 친구와 함께 가거나 혹은 혼자서라도 보고, 그리고 편한대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일들, 이런 일상 속에서 막연히 누군가의 공백이 느껴진다던가, 외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더욱이 내가 처한 상황들, 이를테면 내가 하는 일이 어떻고, 왜 바쁘고, 언제까지 바뻐야 하는지, 이런 등속의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설득시키고 이해받고,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은지 오래니깐. 아니, 이건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님을 알기 때문에.

지난번에는 꽤 높은 분의 소개로 누군가를 만난적이 있었는데, 그 높은 분의 얘기가, 사람은 때를 놓치면 안되고, 나이 70 되도록 돌이켜보면 남자건 여자건 그리 별다른 사람없다, 천성이 좋은 사람 어른 소개로 만나면 그냥 결혼하면 되는거다, 라며 한동안 설득을 하셨다. 다른걸 떠나서, 때를 놓치면 안된다는 얘기가 그리 와 닺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의무감, 결혼을 빨리 해야 한다는 부담감, 이런 것들에서만 벗어나면, 사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요즘이다. 이성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갖고, 이런 인생의 과정이 분명 중요하고 나를 더 성장시킬 것이라는건 알지만, 꼭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아, 그렇다고 내가 독신주의자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직 내키지 않을 뿐.

2007/05/21 00:47 2007/05/21 00:47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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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1 11:31
    Administrator only.
  2. moiy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1 22:27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장비에 매번 놀람...
    이전 사진에도 있었지만, 저 트라이엘마는... 후덜덜... -_-;;
    내가 아는 3대 갑부중 하나... 성용군... 나머지 두명은 김승환/김지호 -_-;;
  3. 꽃순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2 00:23
    저도 그래요. 단지 아직 내키지 않을 뿐인데 "다른 사람들과 너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해"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일일이 설명해주기도 귀찮고 그러네요. ㅋ
  4. Hw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2 00:24
    갑부는 돈이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쓰느냐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5/25 09:12
      허긴 전 술 담배 전혀 안 하고 돈 쓰는건 카메라, CD, 책, 공연 밖에 없으니까요..
  5.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2 11:10
    Administrator only.
  6. 원우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2 13:58
    개겨봐, 괜히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에 아무나 잡고 결혼하지 말고 ㅋ
  7. 방문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3 14:03
    마음의 소리를 따르면 후회가 없을듯 합니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5/25 09:13
      마음의 소리라 하니 네이버에 연재 되는 만화가 생각나는군요 ;-)
  8. 김신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4 20:05
    3대 갑부..박성용 김승환 김지호..인정 -_-;; 성용아..좋은 사람 만나면 저절로 마음은 동하더라..괜히 의무감이나 호기심, 혹은 그냥 누군가를 만나는게 제일 안 좋은 듯 싶다..성용이 홈피에도 좋은 사람의 사진이 올라오길 기대하며~^^;;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5/25 09:10
      형 블로그에 사진 너무 좋던데요.. 저도 어제 나가보려고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ㅜ.ㅜ
  9. 우연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6 22:41
    사진들의 느낌이 참 좋네요..사진을 처음 시작하려하는데, 어떻게 할 바를 잘 모르겠어요.
    무조건 많이 찍어보는게 좋을까요?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5/27 00:20
      많이 찍는게 중요하고, 또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사진들을 많이 봐야겠지요. 그리고 디지털로 올 수록 기술적인 측면이 중요하니깐 사진의 기본적인 기술과 디지털 기술에 대해서도 충분히 습득해야 되구요 :-)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어떤 표현매체건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단거겠죠. 마음이 따뜻하면 사진도 따뜻할 꺼구요..
  10. 우연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7 13:06
    금방 답 달렸네요! 고맙습니다.^^ 우선 많이 찍고 사진을 많이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네요. 그 다음엔 내가 부족한게 조금씩이라도 드러나겠죠.

    결혼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임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저도 선생님과 비슷했어요, 생각이.(전 여자고, 지금 전문의)사실 전 좀 귀챦아했어요.^^ 내가 그렇지 않았어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을 수 있지만 후회될때가 있어요. 그때 결혼에 대해서 좀 생각할껄, 하구요. ^^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05/27 21:29
      같은 직종의 분이셨군요 :-) 사진에 대해서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범위 한에서 최대한 도와드릴께요 :-) 제 이메일은 psy1117@hanmail.net 입니다 :-)
  11. 우연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5/28 22:21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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