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공보의의 하루

2009/06/08 22:03

 

경남에서 어업지도선을 타다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고 파주의료원으로 올라온 현종이형 블로그에 '도립의료원 응급의학과 공보의의 하루'라는 글이 재미있어 나도 따라해본다. 이런걸 오마쥬라고 하는건가? :-)  여튼 장관 표창을 받는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파주면 일산과 그리 멀지 않은데 조만간에 얼굴 한 번 뵈야 하지 않을까. (http://blog.daum.net/doctorbear/17195254)




아침 5시 50분 기상
일어나자마자 커피메이커에 전원을 넣고, TV를 켜서 아침 뉴스를 틀어 놓았는다. 양치를 하고, 면도를 하고, 샤워를 함. 평상시는 전날 밤에 사 놓은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같은걸 먹고 출근하는데, 어제는 사 놓은게 없어서 그냥 커피 한 잔과 생수 한잔 마시고 출근. 집에서 나오는 시간은 대략 6시 20분에서 30분 사이.


아침 6시 반 병원 도착
아침 X-ray 사진을 쭉보고. 챠트에서 전날 vital sign 확인하고 나면 오전 7시 가량 됨. 빈 속에 아침에 새로 내린 드립커피를 두어잔 마시고 나니 속이 상당히 쓰림. 오더를 낼 환자는 오더를 정리하고, 시간이 남으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RSS 피드받고 있는 블로그들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한다. 항상 6시부터 7시까지는 (제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바로크 음악을 틀어주는 1FM을 듣고, 아침 7시에는 이어서 '출발 FM과 함께'를 듣는다. 이마저도 요즘 중환이 없어서 누리는 호사이지, 중환이 있으면 이 아침 시간마저도 바쁘다.


아침 8시~8시반 아침 회진
선생님들 사정에 따라 조금씩 틀리지만 8시 넘어서 아침 회진 시작. 다같이 사진을 보고, 환자에 대해서 얘기하고 병동 회진을 돌고나면 9시가 넘는다. 대게의 경우 아침 첫 케이스 환자가 9시 전후에서 준비가 되기 때문에, 내가 맡은 환자가 준비가 다 되면 회진 중간에 수술방에 들어간다. 오늘의 경우는 사진만 보고 수술방에 바로 들어감.


아침 9시 수술방
첫 케이스를 전문간호사와 인턴과 함께 열고 있으면 9시 반 쯤 Staff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오늘 환자는 adhesion이 심해 박리하고 있으니 10시쯤 선생님이 들어오심. 전반적으로 유착이 너무 심했고, 수술 중에 이벤트도 있어서 오늘 첫 케이스는 오후 1시 반에 끝났다. 수술 중간에 가슴 철렁했지만 다행히 환자는 중환자실 나가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오후 1시 반에 점심을 먹고 다시 수술방에 가서 두번째 케이스에 들어감. 두번째 케이스가 끝나니 오후 4시. 다른 수술방에서 뭐 하나 둘러보고나서 수술방에서 나오니 오후 4시 반.


오후 5시 오후 회진
오후 5시쯤 환자들 오후 회진을 짧게 돌고, 메일을 확인하니 staff 선생님께서 이번 춘계 학회때 발표할 raw data를 보내주셨다. 연구간호사에게 추가 자료를 부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함. 몸이 너무 피곤해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 한 시간 가량을 그냥 자리에 앉아 있음. 내일은 수술이 별로 없으니 내일 시작하자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룸.'


오후 6시 저녁식사
대게의 경우 병원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을 하는데, 오늘은 한 선생님이 같이 식사를 하자 하셔서 흉부외과 전문간호사와 연구간호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함. 내친김에 호수공원에 산책을 가서 약 30분 가량 얘기를 나누며 걷다가 오후 8시반에 병원에 들어옴. 이런 저녁 식사와 산책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여튼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호수공원이 이렇게 좋은 곳인지는 오늘 처음 알게되었음.


오후 9시 퇴근
저녁 X-ray 확인하고, 보호자 설명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9시가 넘어서 퇴근. 오늘같이 환자들이 괜찮을때는 9시 정도 집에 가고, 아니면 7시에 퇴근할때도 있지만, 어떤 날은 병원에서 자거나 혹은 11시 넘어서 집에 가기도 한다. 처음 발령받고 2주 동안은 집에 간 날보다 안 간 날이 더 많았지만, 요즘 환자군이 stable 해지면서 8시에서 9시 경에 퇴근하는 편.

집에 들어오다가 집 앞 제과점에서 내일 아침 먹을거리를 사들고 옴. 들어와 씻고 인터넷 좀 하다, 뉴스도 보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보면 11시에 12시 사이가 되고 대게 12시를 넘기지 않고 취침.

밤 10시가 넘으면 뼈마디마디가 욱신거리고 몸이 상당히 힘들어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든다. 만약 내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었다면 매일 맥주라도 한두잔 마시고 잤을 것이다. 왜 외과의사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지 요즘 들어서야 알꺼 같다. 술을 마셔야만 몸이 덜 아프기 때문이다.







2009/06/08 22:03 2009/06/08 22:03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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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02:49
    성용이가 고생이 참~ 많다~ (강선생 버전~)

    언제 한번 봐야하는데 말야~! 일산에 내가 놀러가야겠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09 07:10
      그럼 전 '선배님~' 해야 하는건가요? :-)

      일산에 맛있는 집 많이 알아두고 기다리고 있을께요.. :-) 아님 당직 아닌 주말에는 미리 약속 잡으면 안심하고 일산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 (근데 이번주말은 당직 ㅜㅜ)
  2. Hw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09:17
    이건 공보의가 아니라 펠로우 라이프네.
  3. 두빵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09:40
    앗...일산이라면 저역시 자주 가는 곳인데, 주말이면 저도 좀 불러주삼.....

    일산의 맛있는 집 ....저도 좀 구경합시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09 15:58
      언제 그럼 닥블 모임을 일산에서 한 번 할까요? 두빵님도 미식가이신데.. 기대에 부응하게끔 좋은 곳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
  4.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13:37
    Administrator only.
  5. 옥치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12:20
    뭐야...공보의가 왜 나보다 더 빡세?
    표창장을 노리는거야?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0 07:40
      표창장은 제 인생에서 그리 필요치 않고.. 다른 더 중요한 것들이 많지요 :-)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12:32
    선생님에 비해면 저는 날라리 펠로우?? ㅋㅋ
  7.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12:45
    Administrator only.
  8. 마바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9 15:24
    일어나는 시간과 잠 드는 시간은 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외에는 많이 다르군요...-.-;

    인생을 조금 여유있게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룸'입니다.
    잘 하셨네요...^^

    근데, 뼈마디가 쑤시고 욱신거리는 것은 안 좋은데요. 아무래도 추가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운동 + 식이 + 시술 3종 세트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09 15:59
      ㅜ.ㅜ 운동은 시간을 내서 해야할꺼 같고.. 식이는 어떻게 해야되지요? 결국 점심 저녁 다 병원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흠..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오피스텔에 딸린 피트니스에 가서 운동해야지.. 마음 먹다가도 옷을 벗는 순간 모든 의지가 사라져서요.. --a
  9. so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10 00:02
    선생님~!
    여전히 바쁘시네요^^
    일산,,호수공원!! 부럽습니다아~~!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0 07:35
      지난 토요일에 잠깐 들렀었는데.. 요즘은 안 나오신다고 하던데.. 뭐 하고 지내세요? :-)
  10. 승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10 00:24
    전 그냥 시골 공보의 갈래요...-_-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0 07:35
      오면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을텐데...

      레지던트때 하던거에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한 60% 정도 수준.. 육체적인 강도는 비슷...
  11. Secret visit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10 01:24
    Administrator only.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0 07:38
      그라인더가 없어서.. 저는 갈아놓은 제품을 사용해요.. 에스프레소 머신에 그라인더가 달려있어서.. 에스프레소 콩은 가루가 아니어도되지만, 드립커피는 가루로 되어있어야 하구요.. :-)

      아님 콩만 있어서 선배에게 부탁해서 갈아먹어도 되구요 :-) 선배중에 카페하는 분이 있어서 ^^
  12. 심리상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10 16:23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군생활 하고 계신거 맞네요ㅎㅎ

    가까운데 공원이 있으셔서 부럽습니다 :)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0 22:22
      걸어서 5분 거리에 공원이 있는데 이사온지 한달이 넘게 공원에 나간적이 3번 밖에 안 되요 --a
  13. 현종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12 12:31
    내글을 재미있어 해주다니...감개가 무량하다야....니 일정을 읽고 있으니 숨이 막히는데그래? 나야 하루24시산 일하면 또 하루이틀 쉬니까 그렇지만 이건 뭐 공보의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야~ 싶은데?
    곧 연락하마~ 네가 술을 못먹어서 아쉽기는 한데 맛난걸로 아쉬움을 달래보자고~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13 17:20
      6월달은 초록 마감이있어서 7월쯤 되야 시간이 될꺼 같아요.. 7월 초에 연락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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