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3
2006/10/13 22:52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오늘 장지에 다녀왔다. 몇 가지 병을 가지고 계셨지만, 만약 나에게 사망진단서를 쓰라고 한다면 나는 사인에 노환 이라고 쓸 것이다. 고생을 하셨지만, 내가 병원에서 보아왔던 수많은 죽음들에 비하면 평안하게 돌아가신 셈이다.
학생때 마지막으로 내려가보고 처음인 경남 함양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예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집도 잘 알아 볼 수가 없었고, 장지까지 가는 길도 예전처럼 비포장 도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서울에서 6시간 넘게 걸리던 길이, 고속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침 7시 발인, 10시반 도착, 그리고 다시 오후 1시 반에 출발해서 서울에 도착하니 4시 반 밖에 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일요일 아침까지 병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병원에 전화를 해 보니 오후 6시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마지막 수술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동료들이 힘들 것 같아 부랴부랴 병원에 오니 그새 일은 다 정리되어 있었고, 오히려 회식하는데 같이 가자고들 한다. 내일까지가 4년차 선생님이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고, 며칠사이 어려운 수술에 힘든 일들이 좀 있어 다같이 풀자는 의미의 회식. 버스 안에서 내내 잤음에도 피곤한 모양이다. 소주 몇 잔에 취하고 어지러워서 먼저 들어왔다.
어찌 생각하면 사람 사는 것이 아침 안개와 같이 더 덧없고 황망한 것일테다. 나도 이렇게 아둥바둥 거리고 사소한 일에 화도 내고 짜증내고 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매사에 별 의욕없이 적당히 살아보자고 맥이 빠지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적어도 어디에 미쳐 있을때 더 활기가 넘치는 타입이다. 한때는 카메라에 미쳤고, 또 어떤 때에는 운동에 미친 적도 있었고, 차에 미친 적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다 시들하고, 요즘 유일하게 재미 붙이고 있는 것은 논문 쓰고 학회지에 발표하고, 학회나 월례 집담회에 발표하고 인정 받는 것, 그게 유일하게 할 만 하고 하고 싶고 관심가는 것이다. 뭐 몇 십년 지나면 이런 것도 다 덧없어 지겠지만, 인생이 덧없는건은 언제나 대전제이고, 그 덧없음을, 그 공허함을 이기기 위해 어딘가에 미칠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회식자리에서 들어오다가 Ella Fitzgerald 의 음반을 사기 위해 신촌 몇 군데 돌아다녀 봤는데 다 없었다. 내일 오프 나가면서 종로쪽에 나가봐야겠다. 요즘은 술을 마시면 머리도 아프지만 그보다도 숨이 차다. 나도 alcohol induced asthma 가 있나보다. 피곤하고, 자야겠다.
학생때 마지막으로 내려가보고 처음인 경남 함양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예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집도 잘 알아 볼 수가 없었고, 장지까지 가는 길도 예전처럼 비포장 도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서울에서 6시간 넘게 걸리던 길이, 고속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침 7시 발인, 10시반 도착, 그리고 다시 오후 1시 반에 출발해서 서울에 도착하니 4시 반 밖에 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일요일 아침까지 병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병원에 전화를 해 보니 오후 6시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마지막 수술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동료들이 힘들 것 같아 부랴부랴 병원에 오니 그새 일은 다 정리되어 있었고, 오히려 회식하는데 같이 가자고들 한다. 내일까지가 4년차 선생님이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고, 며칠사이 어려운 수술에 힘든 일들이 좀 있어 다같이 풀자는 의미의 회식. 버스 안에서 내내 잤음에도 피곤한 모양이다. 소주 몇 잔에 취하고 어지러워서 먼저 들어왔다.
어찌 생각하면 사람 사는 것이 아침 안개와 같이 더 덧없고 황망한 것일테다. 나도 이렇게 아둥바둥 거리고 사소한 일에 화도 내고 짜증내고 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매사에 별 의욕없이 적당히 살아보자고 맥이 빠지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적어도 어디에 미쳐 있을때 더 활기가 넘치는 타입이다. 한때는 카메라에 미쳤고, 또 어떤 때에는 운동에 미친 적도 있었고, 차에 미친 적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다 시들하고, 요즘 유일하게 재미 붙이고 있는 것은 논문 쓰고 학회지에 발표하고, 학회나 월례 집담회에 발표하고 인정 받는 것, 그게 유일하게 할 만 하고 하고 싶고 관심가는 것이다. 뭐 몇 십년 지나면 이런 것도 다 덧없어 지겠지만, 인생이 덧없는건은 언제나 대전제이고, 그 덧없음을, 그 공허함을 이기기 위해 어딘가에 미칠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회식자리에서 들어오다가 Ella Fitzgerald 의 음반을 사기 위해 신촌 몇 군데 돌아다녀 봤는데 다 없었다. 내일 오프 나가면서 종로쪽에 나가봐야겠다. 요즘은 술을 마시면 머리도 아프지만 그보다도 숨이 차다. 나도 alcohol induced asthma 가 있나보다. 피곤하고, 자야겠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일 일어나면 오랜만에 할머니께 전화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몹쓸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생을 더 하시는 것보다는 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구나,
나는 제작년에 마지막으로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니가 했던 몇가지 할머니와 관련된 얘기가 생각난다.
흠.. 오랫만에 원우아빠한테 전화나 해봐야겠군.. 그래도 요즘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는데 말이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오.
오빠 나 여동생 남동생 4남매를 정말 예뻐하셨는데 우리 다 커서 잘 지내는거 못보시고 돌아가셨다.
물론 하늘에서 다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손자가 대학도 졸업하고. 의사도 되고. 훌륭하게 자란걸 보고 돌아가셨으니깐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 할머니는 손자손녀가 결혼하는걸 보는게 최대 소원이라고 하셨었다.
15년전에 82세로 편안히 돌아가셨지만. 내가 어릴 때 돌아가신게 너무 안타깝다.
요즘은 외할머니께서도 많이 편찮으셔서 걱정이다.
여름에 병원에 입원하셨다길래 병문안 갔는데.
허리를 다치셔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계시는 할머니께서.
오히려 나보고 공부는 그만하고. 시집가라고. 내 걱정을 더 많이 하셔서 눈물이 나더라.
할아버지랑 외할아버지는 아주 옛날에 돌아가셔서 모르겠고.
부모님은 자식의 건강+학력+능력+명예+부+행복 모두를 바라는 욕심 많은 천사라면.
할머니는 손자손녀의 건강+행복만을 소원하는 소박한 천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