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생활

2009/05/07 21: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3. 5 안면도
Fujifilm TX-1 with 45mm Super-EBC



요즘 근황 얘기를 하면, 우선 오늘로 3일째 집에 안 들어가고 당직실에 있다. 환자들이 안 좋기도 하고, 밤에 갑자기 콜을 받고 나오는게 불안하기도 하고, 혼자 살기에 비교적 큰 집에 혼자 자는게 외롭기도 해서 (지금 정도 크기면 두 명이 사는게 딱 적당할꺼 같다), 그냥 병원에서 자고 있다. 답답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견딜만하다. 병원에서 내준 전용 컴퓨터, 책상, 락커까지, 처음부터 이렇게 후하게 대접받고 일하기는 처음이어서 위안으로 삼고 있다. 이런게 전문의 대우라는 것인지.

지금 일하고 있고 앞으로 3년간 일하게 될 병원은, 흉부외과 수술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 안에 드는 수술 건수를 자랑하는 병원이다. 개인적으로 이곳으로 오길 바랬고, 운 좋게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에 수련을 받은 병원과는 너무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이 잘 안되고 힘든 부분도 많다. 환자를 보는 프로토콜에서부터 병원 시스템까지, 수술방에서 주로 쓰는 기구들과 외과의사들의 수술방법까지 모든 것이 전에 배워왔고 해 왔던 것과 다르다. 아마 제대로 적응이 되려면 6월은 지나야 싶지 않을까 싶다.

이 병원은 S대에서 인턴과 몇몇과 레지던트 순환근무를 받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S대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staff나 전임의중에 모교출신들이 있고, 그래서 모교출신들을 만나면 고향사람들을 만난 것과 같이 반가운 느낌이 든다. 더욱이 흉부외과에는 의국 선배가 staff으로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분이 워낙 뛰어난 분이서, 후배라는 사실만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보다 직급이 높은 의사들은 우선 짧은 머리를 보고 '새로 오신 공보의이신가요?'라고 묻고, 그 다음으로는 '어느 병원에서 수련받았나요?'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리고 그 대답에 아 그럼 'L 선생님 후배이군요, 열심히 하세요.' 라고 얘기하곤 한다. 참 부담되는 일이 아닐수 없다 --;


아, 일산에 구한 거처는 호수공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 마두역까지 5분, 고양아람누리까지 10분, 암센터까지 15분 거리이다. 서울 집에서 안 막히고 오면 40분거리, 막히면 2시간이 훌쩍 넘기도 한다. 주말에는 운동삼아 병원까지 걸어가서 회진돌고 다시 돌아오면 은근히 운동이 된다. 걸어갈 수 있는 곳에 한적하고 멋진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고, 좀 적응이 되면 병원 근처에서 운동도 다니고, 좀 더 여유있게 지냈으면 싶다. 아, 또 병원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호사도 부려보고 싶다. 하지만 요즘 머리는 텅 비어있는거 같다. 돌아오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





P.S.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예전 안면도 사진.. 이런걸 바로 '짤방'이라고 하던가 --a



2009/05/07 21:16 2009/05/07 21:16
by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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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우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07 22:05
    짤방이 있으니 등수놀이를 하고 싶네.
    이제 독립적인 존재(?)로 첫 정착이라는걸 하는구나. 부럽다. 나는 언제쯤 ㅋㅋ

  2. chlo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07 23:32
    오랜만에 들렀는데 병원 배정(?) 받으셨나 보네요.ㅎㅎ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으신가 봅니다. 머리가 텅 비어있는거 같으신거 보면.

    일산에 좋은 카페 발견하심 좀 알려주세요~ 전 일산 갈일이 은근 많이 생겼거든요.^^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5/09 14:06
      ㅎㅎ 뭐 좋은 일이라도 생기신건가요? 강남에서 일산 올 일이 생겼다는게 :-)
  3. 난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08 01:48
    와 부럽습니다. ㅠ_ㅠ 운동하기 좋은 천혜의 환경이군요.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5/09 14:05
      오피스텔에도 공용 헬스장도 있고 조건은 좋은데..근데 정작 한 번도 운동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일단은 가야 운동을 --a
  4. 옥치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08 12:49
    오랜만에 외쳐본다, 수늬꿘! -_-
  5. 만화항생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08 15:24
    일산병원 가시면 모교출신 많이 보실 거에요. 지금은 신촌, 강남, 일산 로테이션이라 인턴, 레지던트 선생님도 많아요.
    일산 맛집 소개 받으러 한번 가야겠습니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5/09 14:06
      암센터가 일산병원에서 거리가 좀 되서.. :-) 그냥 새로운 사람들 알게 된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나름 괜찮은데.. 친정이 아닌 관계로 아직 마음껏 행동하지 못한다는게 좀.. :-)

      맛집까지 알아내려면 시간이 좀 걸릴꺼 같아요 :-)
  6. 원우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12 22:04
    난 의사로서 독립을 말했는데 넌 남자로서 독립을 말하는구나 ㅋㅋ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5/13 22:38
      나도 뭐 의사로서 독립을 한건 아니지 뭐.. 나중에 어느 기관이든 정식 발령이 나야 독립을 하는걸꺼고.. 지금은 전문의지만 경험도 없고 공부할것도 많으니 여기저기서 많이 배우고 다녀야지 뭐 :-)
  7. s t e l l 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13 16:44
    사진 너무 예뻐요.^0^
    저는 지난 달에 안면도에 가족들이랑 드라이브를 갔는데요, 너무 좋더라구요~
    하지만 너무 늦게 출발한 바람에
    제대로 돌아보질 못해서 차분히 구경도 못하고 정말 아쉬웠어요.
    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가보고 싶은데 기회를 만들 수 있을런지.....^-^;
    이럴 땐 차가 없는 게 조금 후회스럽네요.ㅎㅎ
    자주 못움직이시겠지만, 그래도 훌쩍 떠나실 수 있는 게 부러워요~

  8. 위장효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5/13 21:34
    국립암센터가 아직도 공보의 받고 있었군요. 힘드실텐데 말입니다.
    • 박성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5/13 22:38
      생각보다 많은 공보의들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외과도 공보의가 나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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