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 문자를 보내다

2006/11/26 23:09

어렸을적 어머니가 늘 라디오를 틀어 놓으셔서인지, 나 역시 라디오를 항상 켜 놓곤 한다. 특히 한 주파수에 고정해 놓고 몇 주를 보내고 나면, 방송만 듣고도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그리고 지금쯤 무슨 멘트가 나오는지 훤히 알게 된다. 그리 집중하지 않아도 생활에 반복성을 주는 것, 마치 시계와 같은 것이 라디오의 장점이다.

중학교때 친한 친구가 박소현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자주 보내고 소개 될때마다 전화해서 자랑을 하고 그러다가 MC를 직접 만나는 행운까지 갖게 되어 부러웠지만 한 번도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 본 적이 없었다. 뭐랄까, 웬지 라디오에 사연을 보애는 것은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하는 일 같아서 말이다.

요즘은 아침마다 CBS를 듣는다는 얘기를 얼마전에 한 적이 있는데, 이 '김필원의 FM 매거진'이라는 프로는 유로 문자 메세지를 받는다. 청취자가 문자를 보내면 MC가 소개도 해주고, 문자를 보내자마자 답신도 보내준다. 물론 정해진 답신을 자동으로 보내주는 것이겠지만, 너무 금방 와서 티가 난다는게 좀 아쉽다. 여튼, 이런 문자를 누가 보내는건가 싶었는데, 결국은 내가 문자를 보내고 말았다. --;

수요일 아침인가, 새벽에 일어나 라디오를 듣는데, 그날따라 좋아하는 곡들만 연속으로 나왔다. 이 싱숭생숭한 마음의 최고조는 AIr Supply의 Making love is out of nothing at all 이라는 곡이 흘러나오면서였다. 아, 이 곡, AIr supply라는 그룹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도 없고 그러니 더욱이 보컬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 청아한 남자의 목소리, 너무 아름다워 학창시절에 참 좋아하던 곡인데 이런 날 새벽에 듣게 되다니! 고맙다는 문자 한 번 보내지 않을 수 없어 짤막한 문자를 보내고 이런 답신을 받았다!

어이구, 이러다가 나 아침마다 방송국에 문자 보내는데 재미 들리는거 아닌지 몰라 --; 근데 이거 의외로 재미있다. MC하고 사적으로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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