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기] 세계 몇 대?

2006/08/19 23:11

공감 할 수 있는 내용일지는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과 나름대로 합의를 본 바로는, 의사 앞에서 써서는 안 되는 표현이 둘 이 있다. '세계 몇 대' 내지는 '약'이라는 형용사를 붙이지 않은 채 사용하는 정확한 숫자들.

이를테면, '보홀의 초코렛 힐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갑니다'라는 현지 가이드의 말에, 나와 선배는 수많은 질문을 서로 해야 했다. 아니, 난 이 지형에 대해서 처음 듣는데 세계 7대라고? 그럼 나머지 6개는 뭐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이걸 뽑은거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얘기인가?
'산 미구엘 맥주는 세계 3대 맥주입니다'라는 말에는 내가 알고 있는 맥주만 10가지가 넘는데 3대라고? 그럼 어떤 것들이 3대에 해당하는데?

그리고는 준비해간 노트북으로 시간이 날 때 마다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세계 3대 맥주 같은 검색어를 입력해가면서. 근데, 이러는거 우리는 궁금해서 하는거지만 과연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까? --;



필리핀에는 산 미구엘 이라는 맥주가 제조 되는데, 이 맥주의 맛이 좋아 세계 3대 맥주에 들어간다고들 한다. (물론 필리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하지만 세계에 유명한 맥주가 어디 한 둘인가. 산 미구엘이 다른 맥주들에 비해서 쓴 뒷 맛이 없고 깔끔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맥주와 탁월하게 차이를 보이는 점은 잘 모르겠다. 더욱이 인터넷을 찾아봐도 세계 3대 맥주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라는 정도의 자료만 있고 실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내용이 많다. 결론적으로, 좋은 맥주이겠지만, 글쎄, 세계 3대라니.



보홀섬의 초코렛 힐은 대리석이 지반으로부터 융기하여 생긴 지형으로, 키세스 초코렛을 닮았다하여 초코렛 힐이라고 이름 붙었다 한다. 저 대리석 부위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아 흡사 민둥머리처럼 보이며, 더욱 신기한 것은 더 대리석 부위가 1년에서 몇 cm 가량씩 계속 융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형이 생기는 원리에 대해서 아직 정확한 지구과학적인 설명이 되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8대 불가사의 등등 해서 관광지마다 저마다 거기에 들어간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정확히 어떤 것들이 불가사의에 해당하는 건지는 정확히 나와았는 바가 없다. 과거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 이전에 그리스인들이 동방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하여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이름 붙이고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을 꼽았다는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 7대 불가사의란 누구에 의해서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으며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홀섬의 초코렛 힐도 신기하기는 하지만, 이른바 '불가사의'의 대열에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덧)

보홀섬의 초코렛 힐은 지구과학적인 의미뿐 아니라 그 안에서는 신비하고 수려한 경관으로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소개되어있으나, 세부에서 보홀로 들어가는 배 시간이 맞지 않아 현재 세부섬을 근거로 하여 보홀을 구경하려면 보홀에서 1박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홀섬에서 실제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2-3시간에 불과하다고 한다. 첫 배 시간을 늦추고 막배의 시간을 당긴 것은 보홀에서의 1박을 유도하기 위한 보홀섬 관광청의 의도라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아쉽게도 보홀섬 일주는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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